라이프로그


나를 찾아줘(Gone Girl) 스크린


나를 찾아줘
Gone Girl
데이빗 핀처 _연출 : 벤 애플랙 로자먼드 파이크 _출연


스포일러 有

영화의 원작이 되는 소설 나를 찾아줘의 작가인 길리언 플린이 직접 각본을 쓴 영화다. 문제는 영화는 아무리 잘 표현해도 3인칭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데, 원작소설은 1인칭에다가 두 명의 인물을 시점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줄거리는 간단하게 말하면 막장이고 풀어 말하자면 한 여자의 치밀한 사이코패스적 스릴러다. 어메이징 에이미라는 인기 베스트셀러의 실제 주인공이자 만인의 알파 걸인 에이미가, 결혼 5주년에 사라지고, 그 증거는 아주 완벽하게 남아 있다. 상황은 닉에게 아주 불리하게 들어가고, 닉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다가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한다. 사실 많이 본 패턴이지만 영화 나를 찾아줘의 인물들이 비범하지 못해서 그런지 엄청나게 새로워 보인다.

일단 닉과 에이미는 동시에 해고를 당하고 닉의 고향인 미주리로 같이 내려간다. 이 과정에서 에이미와 닉은 갈등을 겪는데, 여기서부터 에이미의 치밀한 계획에 아연실색하게 된다.

영화를 보다보면 에이미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이게 되는지 나오는데, 이건 에이미의 어릴 적 시절부터 내려가면 알 수 있다. 에이미는 만인의 알파 걸 로서, 그에 걸맞게 살아와야 했고 강요받아왔다. 그건 에이미의 삶에 아주 큰 -만약의 근원이 되어- 영향을 끼쳤고, 어떻게 보면 에이미의 사이코패스적 성향은 후천적이라고 봐야 무방할 정도로 설명된다. 일명 길들이기 인데, 이것은 닉이 에이미의 전 남자친구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아주 잘 설명된다. 토미와 데시는 서로 다른 이유로 에이미와 헤어지게 되는데, 토미는 강간범이 되고 데시는 스토커가 된다. 두 사람이 닉을 만나 에이미에 대해 물었을 때도 토미는 덤덤하게 이야기를 늘어놓고, 데시는 에이미를 나쁘게 말했다는 이유로 닉을 문전박대 해버린다. 두 사람의 차이는 뭐고 왜 이야기는 이렇게 흘러가야 했을까?

에이미는 닉을 길들이기에 성공하는 대신 토미와 같은 처지로 만들어 버릴려 노력한다. 이유는 닉의 바람이고, 에이미는 아주 치밀하게 연구해서 빅엿을 선사하는데 성공하기에 이른다. 사실 에이미는 상황에 맞는 떡밥만 풀어 놓았을 뿐, 넓게 보면 떡밥을 문 것은 매체들이자 대중들이다. 정신나간 토크쇼 MC는 마치 에릭 카트먼이라도 된 마냥 닉을 까댄다. 보다가 빡칠 정도로. 변호사 태너 볼트는 대중에게 보이는 닉의 이미지를 중요시하고, 이는 신의 한수가 되어 오히려 에이미에게 엿을 먹여버린다.(사실 제대로 엿 먹은 건 데비인 듯)

사실 초반을 생각하면 맨 마지막에 에이미가 어떻게 임신을 했는지 알 수 있다. 문제는 이게 번역이 적절치 못해서 많은 사람들이 헷갈렸다는 건데....

재밌는 점이라면 벤 애플랙은 결혼 전 제니퍼 로페즈와 사귈 당시 바람을 펴서(제대로 말하자면 결혼 전 총각파티에서 스트리퍼와 원나잇을 했다.)파혼했다는 것. 그래서 그런지 벤 애플랙이 하나씩 하나씩 엿 먹을 때마다 오히려 웃기기도 했다. 배우들의 힘이 큰 영화지만 훌륭한 사이코패스 스릴러를 창조했다는 점에서 데이빗 핀처의 연출도 한 몫 했다. 아카데미를 기대할 정도로.


8.5/10

* 본드걸이었던 로자먼드 파이크는 아마 이 영화를 기점으로 몇 년간 승승장구 할 듯



헝거게임 : 모킹제이 파트 1(The Hunger Games : Mockingjay PART 1) 스크린


헝거게임 : 모킹제이 파트 1
The Hunger Games : Mockingjay PART 1
프란시스 로렌스 _연출 : 제니퍼 로렌스 줄리안 무어 _출연


헝거게임의 세 번째 이야기 모킹제이, 배급사는 아주아주 큰 실수를 하나 했다. 바로 파트를 표기하지 않았다는 것.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이 파트를 나누고 아주 성공하자, 몇 영화들이 대놓고 파트를 나누기로 하고 영화화를 발표했는데, 헝거게임 시리즈는 이미 1편인 헝거게임(한국 한정 판엠의 불꽃) 제작 발표가 나왔을 때부터 모킹제이를 2편으로 나눠 개봉한다고 말 했었다. 문제는 이건 아는 사람만 안다는 것. 실제로 극장에서 파트 1이 끝나자마자 이게 뭐야? 하는 관객들이 몇 있었다. 후속편을 암시하는 쿠키영상도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에 나오는데 문제는 이 엔딩크레딧이 무지막지하게 길다. 쿠키영상으로 유명한 마블영화보다 길다.

파트가 나눠진 영화의 장점은 세부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특히 원작을 가지고 있는 영화라면. 브레이킹 던 파트 1, 2편처럼 중구난방인 경우도 있지만, 이 영화는 약간 다르다. 헝거게임 시리즈가 배틀로얄 시리즈와 비슷하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엄연히 두 개의 영화는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특히 파트 1편은 미디어 매체로 대중을 선동하는 정부, 끊임 없는 프로파간다에 대한 비판으로 들어간다. 자기들이 싫어하는 주제는 곧바로 차단하고 막아버리는 것은 덤. 우리의 캣니스 에버딘은 당연히 억압하는 사회에 대한 반란을 시작하고, 문제는 이 반란군도 시원찮다는 것. 알마 코인 대통령의 냉장한 태도와 13구역 사람들이 외치는 구호는 마치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하일 하이드라(Hail Hydra)처럼 들릴 정도로 섬뜩하다.

더 이야기 했다간 스포일러라서 더 크게 나아가진 않겠다.

알마 코인 대통령 역의 줄리안 무어는 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배우들 중 한 명인데, 소설에서의 묘사처럼 알마 코인 대통령을 훌륭하게 표현했다. 제니퍼 로렌스는 현 여배우들 중에서 톱클래스 연기력을 지닌 배우 답게 더 단단해진 캣니스를 보여준다. 사실 이외에도 그리 나쁜 배우는 영화에서 그리 많이 보이지 않는다. 조쉬 허처슨은 옛날보다 얼굴이 더 단단해져서(골격져서) 피타 멜라크에 어울려져간다. 자투라나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같은 영화에서의 모습은 꽤나 날렵한데, 헝거게임 출연 후부터 급격하게 골격이 발달해가는 분위기... 소년 같은 이미지에서 약간 벗어난 이미지라 좀 낫다.

이야기는 극적이지도, 지난 작품들처럼 긴장감이 넘치지도 않다. 보는 사람 암걸리게 만드는 캐릭터도 있고, 13구역 주민의 이면을 보여주는 면도 있다. 파트2를 향한 브릿지 같은 작품임을 생각하면 꽤 잘 만들었지만 늘어진다. 정말. 왜 파트를 나눴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난 1편과 2편에서 보여줬던 꽉 들어찬 느낌은 온데간데 없다. 파트의 성공으로 대박작품을 연이은 해리포터와는 약간 대조적이다.

캣칭파이어가 1편과 다르게 어두운 색감과 기묘한 긴장감의 전개로 호평 받았던 걸 유지하려는 듯, 13구역의 묘사는 딱 2편을 연상케 할 정도로 어두침침하고 비장하다. 이 페이스를 어떻게 유지시켜서 관객을 만족시킬지는 2편에 달렸다.


6.5/10

* 파트 1 이라고 표시 하지 않은 건 배급사의 아주 큰 실수다. 심지어 내년 11월 개봉인데.
* 그리고 제일 짜증나는 건 이 영화가 어딜봐서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인지...?



킬 유어 달링(Kill Your Darlings) 스크린


킬 유어 달링
Kill Your Darlings
존 크로키다스 _연출 : 다니엘 래드클리프,, 데인 드한 _출연


비트 세대의 주축인 네 인물, 킬 유어 달링의 주인공들이다. 앨런 긴즈버그, 루시엔 카, 윌리엄 버로스, 잭 케루악. 영화는 실화라는 점을 내세우며 Howl 이전, 풋내기 신입생 앨런 긴즈버그와, 그가 사모하는 루시엔 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영화가 당시 작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그런지 대사와 중간중간 삽입된 시의 문장들은 영화 내에서 단연 돋보인다. 영화의 장르가 바뀌는 구성도 흥미롭다. 오프닝에서 자극을 던져 놓고, 영화는 새내기 대학생의 라이프 - 퇴폐적인 삶 - 문학 운동 - 스릴러 - 중간중간 로맨스 - 성장하는 인물 혹은 언 에듀케이션을 떠올리게 하는 여운 등.

사실 영화가 흘러가는 내내 정신없다는 느낌이 강했다. 분위기와 맞지 않게 음악은 산만하고, 흘러가는 구성도 그리 썩 매끄럽지는 않다. 스타카토 까지는 아니라도 뚝뚝 끊기거나, 인물들의 감정이 이어지지 못하고 허무하게 끝나버린다는 단점 등. 그런데 그게 의도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영화는 당시 시대적 인물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다. 특히 앨런 긴즈버그라는 캐릭터의 변화는 영화에서 가장 능동적이다.

사실 배우들의 힘이 가장 큰 영화다. 루시엔 카 역의 데인 드한은, 그간 수도 없이 보여줬던 퇴폐미를 마음껏 뽐낸다. 영화 내 등장하는 4인방들 중 가장 이기적이고 매력적이며, 영화가 끝난 뒤에도 깊이 기억에 남는다. 그와 긴즈버그를 바라는 팬은 많겠지만, 오히려 데이빗과의 관계에서 루시엔 카는 살아난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루시엔 카는 이기적이기도 하고 무능하기도 하며, 사랑을 원하기도 하지만 고독을 원하는 약간의 허영심이 엿보이는 캐릭터가 된다. 하지만 앨런 긴즈버그 옆에서의 루시엔 카는 일탈적이며 허영심 가득하기만 한 캐릭터로 전락될 뿐이다. 데인 드한은 이러한 캐릭터의 특성을 특유의 분위기로 잡아냈다.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놀랍다. 데인 드한 만큼 캐릭터가 밀접하게 달라 붙거나 하진 않았지만 탁월한 연기력으로 앨런 긴즈버그에 가까워져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성격이 가장 입체적으로 변하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그만큼 이해력 소모가 크다. 몽환적인 인물들과 매력적인 이야기의 힘을 이끌어가는 주역2 되시겠다.

인물들이 기억에 남는, 인물로 시작해서 인물로 끝나는 영화다.


* 앨런 긴즈버그의 작품들은 국내에 번역 된 게 없다.
7/10


_ 투덜투덜




...


그런데 왜 근래에 한 리뷰가 전부 외국 영화들이지...
은근 한국 영화 많이 봤는데.

,


이래서 리뷰는 꼬박꼬박 해야 하는데.








반성

백치들(The Idiots) 스크린

백치들
The Idiots
라스 폰 트리에 _연출


<백치들>은 아주 지독하며, 라스 폰 트리에는 불편함을 느끼는 관객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런 불친절이 그의 미덕이기도 하며, 그 끝에는 현실을 관통하는 통찰력에 있다. 내용은 간단하다. 어느 저택에 백치 흉내를 내는 인물들이 산다. 우연찮게 카렌은 그들을 만나고 백치 흉내에 동참한다. 하지만 백치 흉내 때문에 그들의 현재 삶에 불편함이 들어오자 그들은 백치 흉내를 그만둔다. 그러자 그룹의 리더 격인 스토퍼가 가족들 앞에서의 백치 흉내를 제안하고, 인물의 대다수가 실패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카렌의 진실이 보인다는 아주 불편한 이야기다.

이 영화는 도그마 선언 속에서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필름은 어지럽고, 대화 역시 캠코더로 찍은 듯 웅얼웅얼 들린다. 골든 하트 3부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은근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공포가 엿보인다. 그는 비행 공포증을 더불어 몇 가지 공포증이 있는 걸로도 유명한데, 인물들이 움직이는 방향, 그들의 심리에서 그게 보인다는 건 감독 스스로 얼마나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지 보여주는 게 아닐까. 안티크라이스트가 극도의 우울증에서 만들어진 영화라면, 이 영화는 초기 라스 폰 트리에의 불편함을 그대로 대변한다. 비정상적이고 자극적이며, 집단 난교 같은 난잡함까지. 몸은 도구에 불과하다. 백치들은 자신들의 몸을 철저히 도구화 해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인물들에게서 어떤 반응들을 이끌어낸다. 속으로 그것을 비웃기도 하고 경멸하기도 한다. 백치의 권력을 누리고, 그것을 재미 삼는다.

여러모로 충격적인 작품이다. 실제 포르노 배우들을 기용해서 실제 삽입이라는 초강수를 두었으며, 결말에서의 카렌은 영화의 전체적인 주제를 관통하며 영화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버린다. 작중 유일하게 이유를 가진 인물이 카렌이며, 비정상적인 인물들 사이에서 그녀는 비정상적인 인물이었으며, 눈물과 함께 그녀는 정상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녀가 백치가 되는 과정.


* 대체 어떻게 하면 이렇게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 현재의 라스 폰 트리에는 도그마 선언과 아주 먼 사람이 되어버렸고, 나는 여전히 그의 영화를 보고 싶다.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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